패션의 마지막 아이템, 잘생긴 얼굴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패션의 완성은 왜 얼굴일까? 한참을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 고민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잘생기고 보기 좋으니까 그런 것이죠. 이 적나라하면서도, 고요한 진실을 부인하고자 다른 답변들을 부지런하게 찾아봤던 셈입니다. 부인하면 부인할수록 슬퍼지는 사실. 반박하면 반박하려 할수록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되는 아픈 사실. 바로 패완얼 아닐까요. 저도 이 아이템을 갖지 못한 사람으로써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만, 부인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잘생기면 어떤 옷을 입어도 일단 더 근사해보입니다.(눈물)
그대로 살 수만 있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의 사진입니다. 분명 선수들 모두 같은 옷을 입었는데..유독 한 명만 화보를 찍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사진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수가 누구라고 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얼굴이라는 아이템의 위력 아닐까요. 모두 동일한 복장이지만, 유독 한 가운데서 빛이 나고 있음을 여러분도 똑같이 느끼셨을 겁니다. 같은 옷을 입더라도 잘생긴 얼굴이라는 아이템과 같이 곁들어 입으면, 이렇게도 빛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같은 시도들이 성형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어났지만, 이 아이템은 천연 원료로 제작되어야 더 멋진 것 같습니다. 흐규흐규.
"잘생긴 얼굴,
아무리 이를 예찬한들
그것이 내 것이 아닌데..
여기서 아픔은 시작됩니다"
패션의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패션의 완성이 결국 얼굴이라는 사실은 옷을 잘 입으려는 의지를 꺾게 만듭니다. 결국 아무리 멋지게 패션을 잘 입어봤자. 잘생긴 얼굴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로 결론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단순히 '외적인 멋'의 관점으로 살펴보면, 그리고 정말 사람들이 '외적인 멋'으로만 판단한다면 옷을 사모으기 이전에 본인의 외모를 어떻게 해서든 돈을 투자해서 바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패션의 의미는 외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생긴 얼굴이야 부모님이 물려주신 그대로 입으면 되는 것이지만, 패션은 스스로 선택하고 꾸준히, 성실히 노력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 옷장만을 보아도, 그 사람의 성격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예뻐서"만은 아닙니다.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록 잘생긴 것만큼의 '외적인 멋'은 보여줄 수 없겠지만, 외적인 멋을 더 넘어선 그 사람만의 '아우라'에서는 분명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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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멋을 갖춘 사람이 되자
시대를 앞서나갔던 짤로도 유명한 류승범은 자타가 공인하는 패셔니스타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보면 류승범은 그저 '양아치' 연기를 잘 하는 연기자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어느덧 본인만의 멋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그렇게 잘생긴 배우는 아니라는 사실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분명 그만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평가하기 이전에, 그에게서 분출되는 에너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의 '아우라'가 단순히 패션에서 시작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기만의 패션 철학을 추구하는 그만의 명확한 기준과 꾸준한 노력, 실천이 그만의 '아우라'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패션의 마지막 아이템은 여전히 얼굴입니다. 하지만 패션의 첫째 아이템은 바로,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과 그리고 실천입니다. 첫째 아이템만을 잘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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